어릴 적 아버지를 잃고 노모와 동생을 돌보며 소년가장의 역할을 해 왔던 박명복(37·신장장애인)씨는 23세 때 만성 신부전 판정을 받았다. 12년 동안 투석을 해오며 두 차례나 수술 받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수술대에 오를 수 없었다. 문제는 역시 수술비였다. ‘평생 투석만 받다 생을 마감해야 하나’ 하며 절망하던 그때 밀알복지재단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사장 문창용)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수술비 지원으로 2016년 신장을 이식받은 박씨는 새로운 삶의 출발선에 섰다. 그는 “만성 신부전 판정 전 정비사로 근무했었다.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라며 “천금같은 기회로 주어진 두 번째 삶을 가족과 함께 행복으로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과 캠코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신장이식 수술에 곤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2012년부터 수술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캠코가 임직원과 함께 마련한 기부금을 밀알복지재단에 전달하고, 밀알복지재단은 도움이 시급한 신장장애인을 선정해 수술비를 전달한다. 지난해까지 11억원을 기부해 171명의 신장장애인이 이식을 받고 새 삶을 찾았다.
문창용 캠코 사장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을 지원함으로써 사회 구성원으로 재기할 수 있게 돕는 것은 상생의 가치를 구현하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소외계층의 자립을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는 “충분한 의료지원을 병행한다면 중도장애인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며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더 많은 기업이 힘을 모아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