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에 포함된 인의 약 30%는 장을 통해 배설되고 나머지 70%는 신장을 통해 배설되어 정상인의 경우 혈청 인 농도는 섭취량과 상관없이 2.5~4.5mg/dL 범위 내에서 유지된다.
만성신부전으로 인하여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되면서 신장을 통한 인의 배설이 줄어 들어 사구체 여과율이 20mL/분 이하가 되면 혈청 인 농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를 고인산혈증이라 한다. 이러한 증상은 투석 환자의 약 50%에서 관찰된다.
혈청 인 농도와 혈청 칼슘 농도를 곱했을 때 60~70mg/dL 이상이 되면 신체 각 부위(폐, 신장, 관절 등 연부조직, 피부, 심혈관계 등)에 석회화가 진행되어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게 되고, 그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인산혈증은 혈청 칼슘 농도를 저하시켜 부갑상선호르몬의 생산과 분비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직접 부갑상선을 자극하여 부갑상선호르몬의 생산과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렇게 증가된 혈청 내 부갑상선호르몬이 증가하는 경우를 이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 하며, 임상적으로 신장골형성장애, 심장과 혈관의 석회화, 피부질환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혈청 인 농도를 정상치로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투석 환자의 혈청 인 수치는 2.5~6.0mg/dL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만성신부전 환자는 인이 많이 포함된 음식물 섭취를 피해야 한다. 우유, 요구르트, 치즈 같은 유제품, 견과류, 콩류, 도정하지 않은 곡류, 콜라 등 음료에 특히 인이 많이 들어 있다.
인 섭취는 단백질 섭취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인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 과도하게 음식물을 제한하면 단백질 결핍이 야기되어 영양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투석 환자가 단백질 결핍을 피하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음식물에는 최소한 하루 800mg의 인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주일에 약 5.6g의 인을 섭취해야 한다.
혈액투석을 할 때는 일반적으로 1회당 약 800mg의 인이 제거된다. 투석을 주 3회 하면 일주일에 2.4g의 인이 제거되는 셈이다. 따라서 매일 투석을 하면 혈청 인 농도를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식사 조절과 혈액투석만으로 혈청 인 농도를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혈청 인 농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려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 인결합제가 추가로 필요하다. 인결합제에는 칼슘제제, 알루미늄제제, 염산 세벨라머, 혼합제제 등이 있다.
칼슘제제는 가장 많이 사용되며 인뿐만 아니라 칼슘을 보충하는 역할도 한다. 보통 식사와 동시에 복용하거나 식후 즉시 복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칼슘이 음식물 속의 인과 결합하여 장에서 인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과다한 칼슘의 흡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칼슘제제로는 칼슘아세테이트와 칼슘카보네이트가 있으며, 부작용으로는 고칼슘혈증과, 가스가 차고 복부 팽만감 등을 보이는 소화기장애가 있다.
알루미늄제제는 과거에는 많이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알루미늄 중독 때문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 심하고 혈청 칼슘과 인의 농도가 증가되어 있다면 부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를 위한 칼시트리올 복용은 피해야 하며, 혈청 인 농도를 감소시키는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이때 칼슘제제는 혈청 칼슘의 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으므로 알루미늄제제를 단기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혈청 인 농도가 어느 정도 정상화되면 가능한 한 빨리 칼슘제제로 바꿔야 한다. 알루미늄제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변비이며, 장기간 사용하면 알루미늄이 뇌, 뼈, 골수 등에 축적되어 심각한 중독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칼슘, 알루미늄, 마그네슘을 혼합한 제제가 있으나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칼슘,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인결합제인 염산 세벨라머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장에서 흡수되지 않으며 이온 교환과 수소 결합을 통해 인의 음이온과 결합하는 양이온 중합체이다. 염산 세벨라머는 혈청 칼슘과 인의 농도가 증가되어 있을 때 칼슘제제로 인한 고칼슘혈증의 발생과 알루미늄제제로 인한 중독의 위험이 없으며 효과적으로 혈청 인 농도를 낮출 수 있다.
